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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덕ME 하늘의 남편과 함께 뛴 1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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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양덕ME 댓글 0건 조회 1,532회 작성일 2003-05-21 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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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울트라 마라톤] 하늘의 남편과 함께 뛴 100Km

3일 오후 서울 양재 시민의 숲에서 벌어진 서울 울트라마라톤 대회. 땅거미가 깔릴 무렵 결승선을 통과한 이순복(44·전북 익산)씨는 터져나오는 눈물을 간신히 참고 있었다. 남편이 신던 양말을 신고, 남편의 옷을 입고 달린 기나긴 100㎞다. 20여일 전 세상을 떠난 남편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달렸고, 마침내 약속을 지킨 것이다.
익산 함열초등학교 교사였던 남편 황현(48)씨는 지난달 13일 충남 강경에서 열린 황산벌 마라톤 10㎞부문에 참가했다가 결승선을 300~400m 남기고 쓰러져 숨졌다. 마라톤 풀코스를 수차례 완주하고 암벽등반을 즐기던 사람이 10㎞를 달리다 쓰러졌다는 사실은 믿기지 않는 일이었다. 이 사고로 이씨는 인생의 버팀목이자 든든했던 ‘삶의 페이스 메이커’를 잃었다.

둘은 소문난 마라톤 부부였다. 원래 등산을 즐겼던 두 사람은 지난 2000년 전주~군산 간 대회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마라톤에 입문했다. 둘은 “70살이 될 때까지 1년에 한 번씩 풀코스를 완주하자”고 서로에게 약속했다.

약속은 깨졌다. “쓰러진 남편이 나를 얼마나 애타게 찾았을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그녀는 상을 치르면서 다시는 뛰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뭔가 마음에 걸렸다. 남편이 그토록 참가하고 싶어했던 대회였다. 남편은 너무 먼 거리라서 머뭇거리는 이씨를 간곡하게 설득해 함께 참가신청서를 냈고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대학에 다니는 딸 미라(20), 대입 수능을 앞둔 아들 명수(17)는 “아빠의 소원을 엄마가 대신 이루면 하늘에서도 기뻐할 것”이라고 힘을 줬다. 남편이 평소 마라톤 대회 때 그랬듯이 완주를 도와줄 것 같았다.

이날 새벽 5시, 이씨는 차가운 공기를 뚫고 달리기 시작했다. 잠실대교와 광나루, 여의도, 방화대교, 안양천이 차례차례 뒤로 물러났다. 도중에 부부 참가자를 볼 때마다 눈물이 흘렀다. 주저앉고 싶은 생각이 굴뚝 같았지만 이를 악물었다. 이씨의 완주 기록은 11시간21분45초. 총 600여명의 참가자 중 44세 이하 여자부 3위의 기록이었다. 그녀는 “남편이 힘을 줘서 끝까지 달릴 수 있었다”고 했다.

이씨는 홀로 시상대에 서서 풀코스를 함께 완주한 부부 참가자들에게 주어지는 ‘부부 완주증’을 받아들었다. 그녀는 결승선에 마중나온 딸과 힘껏 포옹했다. 이씨는 “남편이 즐겨 등산하던 익산 미륵산에 완주증서를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작성자 : 조선일보 ( ds-kim@chosun.com) / 김동석기자 http://www.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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