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아침 ..................박해옥
9월 아침엔
청맹과니도 시인이 되겠다
투명 이슬 흠뿍 들이킨
아직 속살 젊은 솔숲 길
새벽별 거듬거듬 지고
바톤을 넘겨받은 아침 햇살
산자락을 파고든다
뭬라뭬라 재재되는 새들의 언어
밤새 울고도 청량한 귀뚜리들의 합창
분명 뜻이 깊을 텐데
몇 홉 안되는 마음 밭
동살이 텄는데도 오밤중이다
신비의 가을 아침
맑은 마음 한자락이 아쉽다
가을은 성스럽게 성장하는데
닫힌 공간에서 질식된 먹빛 눈물
까슬한 바람에 살비듬만 부수수 진다
아아 질퍽이던 여름아
이제 그만 허물을 벗어라
바람이 개똥쑥 꽃더미에 앉아
흠흠 가을을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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