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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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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큰빛 댓글 2건 조회 1,373회 작성일 2014-09-23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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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근자에 소개된 실화이다.
주인공 신부님은 늘 샌들을 신고 다닌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도, 미사를 집전할 때도.

그것을 고집하는 데는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
그는 북방선교 일환으로 중국에 10년 넘게 머무는 동안 추위에 떠는 사람들을 숱하게 만났다.
그는 "내가 추위에 떨지 않으면 가난하고 힘들게 사는 이웃을 잊을 것 같아서
이렇게 발버둥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늘 깨어있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
2년 전 귀국해 가난한 신자들이 많은 어느 본당에 부임했다.
미사를 봉헌하는데 눈물이 날 정도로 감격스러웠다.
중국 당국이 공적 미사 봉헌을 허가하지 않아 10년 내내 홀로 벽을 보고 미사를 드렸단다.
‘또한 사제와 함께’라는 응송도 사제인 그가 직접 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본당에 부임하니까 신자들이 그 응송을 큰 소리로 하는 것이다.
그는 그 감동을 잊지 않고 정말 정성을 다해 미사를 드린다.

그는 신자들 얼굴을 익힐 겸 해서 가정을 방문하며 반구역 미사를 봉헌한다.
그때 '냉수 한 잔'의 원칙을 세웠다. 그런데 인삼차를 내온 가정이 있었다.
그는 "이걸 마시면 인삼차도 내올 형편이 안 되는 가정에서는 미사를 신청할 수 없게 된다."라며
끝내 그걸 물렸다나.

그는 반구역 미사를 봉헌할 때면 강론을 짧게 하고, 신자 한 명 한 명의 발을 닦아준다.
그는 "눈물 콧물 정신없이 쏟는 신자들 얼굴을 그냥 바라볼 수 없어서
가난에 병든 발만 바라보며 정성껏 닦아 드린다."라고 말한다.
또 "얼마나 고생을 하며 살아왔는지 신자들 발 모양은 그 상상을 초월한다."라며
"그들의 우는 모습을 보면서
그들이 따뜻한 사랑에 얼마나 목말라하고 있는지를 알았다."라고 말을 이어간다.

그는 영명축일 축하모임도 갖지 않는다.
어떤 영적 물적 예물도 받지 않고
대신 그날 하루 종일 고해소에 들어가 냉담을 풀고 돌아온 신자들과 이야기를 나눈단다.
그는 평소 신자들에게 "그토록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데 무얼 더 바라겠습니까.
정 선물을 하고 싶으시면 냉담교우를 데려와 주세요."라고 말한다.
그는 "착한 신자들이 냉담기간을 고급양주 숙성기간에 빗대어 하는 말로
7년산, 21년산, 심지어 50년산 선물(쉬는 교우)을 끌고 온다."라며 대견해 하신다.

참 사제다. 주님의 뜻을 온 몸으로 실천하시는 사제다.
예수님은 그 유명한 산상 설교를 마무리하시면서
“나에게 ‘주님, 주님!’ 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그리고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으로
그의 집은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들이쳐도
결코 무너지지 않는단다.(마태 7,24-25)

그러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은 과연 무엇일까?
그건 ‘하느님 당신 사랑과 당신께서 사랑하시는 사람 사랑’이 아닐까.
그것도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그분의 ‘가장 큰 계명’일 게다. 믿는 이가 모두 자나 깨나 실천해야 할 내용이다.
그 실천 방법은 ‘황금률’에 분명하게 나타나 있다.
‘그러므로 남이 너희에게 해 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 주어라.
이것이 율법과 예언서의 정신이다.’(마태 7,12)

지금 어느 교구에서는 ‘영명축일, 은경 축, 은퇴식 등 사제 개인의 행사를 극히 간소화할 것과
인사이동시 전임 본당 간부진을 대동하거나 이임 본당 간부진이 맞이하는 관행을 없애고
사제 혼자서 부임할 것’ 등의 쇄신안이 사제 총회에서 발표되었단다.
이는 “사제들은 순명과 정결의 서약을 하였을 뿐 가난의 서약은 하지 않았다는 말이
화려한 삶을 살아도 괜찮다는 것은 아니다.
사제가 가난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가난한 자에 대한 배려’이다.
사제의 영명축일을 본당 수녀님들의 영명축일 수준으로 하면 안 되는 것인가?”라고
교구 사제연수 강의에서 어느 신부님이 촉구한 ‘성직자들의 우선적 복음화’를
그곳 주교님이 받아들이면서 비롯되었단다.

신앙의 해다.
반구역 미사를 봉헌할 때면 신자 한 명 한 명의 발을 닦아주시는 신부님이야 말로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실천하는 사제이다.
우리의 가슴을 정말 뭉클하게 해 주는 모범이다.
그리고 사제의 영명축일을
본당 수녀님들의 영명축일 수준으로 할 것을 주장하는 신부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낸다.
마치 반석위에 큰 집을 지어 보무도 당당하게 ‘믿음의 문’으로 들어가는 기분이다.
다 하느님의 뜻이 배어있는 복음화요 그분 영광 드러냄이다.

댓글목록

큰빛님의 댓글

큰빛 작성일 2014-09-23 10:14

신앙의 해에 묵상한 내용으로
다시금 되새겨 봅니다.

감사합니다. ^^+

홍보부님의 댓글

홍보부 작성일 2014-09-23 22:25

양덕 성당 홈페이지 방문을 환영합니다
좋은글 남겨주어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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