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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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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분과 댓글 0건 조회 980회 작성일 2013-10-14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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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1d6bab8bbe7c1f8.bmp 어느 날, 붉은 벽돌 건물 앞을 지나갔다. 늘 보던 건물이 아니어서 눈에 띄었다. 걸음을 멈추고 자세히 바라보니 양덕성당이었다. 성당을 떠올리면 가장 먼저 신부님과 수녀님, 그리고 세례를 받은 신자들의 세례명이 떠오른다. 내 절친한 친구 베로니카가 생각났다. 그녀는 결혼한 후, 바로 성당엘 다녔으니 삼십년 가까이 성당엘 다니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도 나한테 단 한 번도 성당엘 나가자는 소리가 없었다. 언젠가 나 스스로 성당엘 올 것이라고 믿고 있었기 때문일까.

그 날은 붉은 벽돌 건물 앞에서 잠시 머뭇거리다 지나갔고, 곧 성당을 잊었다. 그 후 다시 성당 앞을 지나갈 일이 있었는데 주일미사가 막 끝난 시간이었던 것 같았다. 머리카락이 하얗게 샌 신부님이 미사를 마치고 나가는 신자들과 호탕하게 악수하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걸음을 멈추고 그 장면을 한참 바라보았다. 붉은 벽돌건물과 신부님, 수녀님의 정겨운 모습이 이상하게도 나를 잡아끌었다. 나도 성당엘 나갈까 라는 생각이 불현듯 뇌리를 스쳤다.

그랬다. 나도 예기치 않았던 어떤 이끌음이 나를 성당으로 안내한 것이 분명했다. 교리반 육개월을 거의 결석 없이 끝내고 세례까지 받았으니, 내가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 나한테 일어났던 것이다. 잘 할 수 있을까? 믿음을 가질 수 있을까? 얼마가지 않아 그만 두는 게 아닐까? 많은 의문들이 나를 고통스럽게 했다. 하지만 아직은 모든 것이 서툴러서 그렇겠지 하면서 스스로를 격려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나 스스로 나를 칭찬하다보면 반드시 하느님 말씀을 귀밝게 들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부족함 투성이의 내 손을 잡아, 레지오 단원이 되게 해 주신 대모님께 감사드린다. 숙제를 못해가도 봉사를 함께 못가도 “아델라, 레지오 주회에 참석하는 것만 해도 고마워.” 라며 격려해 주시는 대모님의 말씀이 나의 흔들림에 제동을 걸어 주었다. 때문에 가능한 한 결석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주일미사, 평일미사, 레지오 활동... 이 모든 것이 어색했지만 어느새 일 년 반이 지났다. 마냥 걸음마 하는 아이처럼 굴 일이 아닌 것 같다.

나한테 어느 날 갑자기 또 하나의 집이 생겼다고, 그 집에 간다고, 일요일마다 현관을 나서는 나를 딸은 신기하게 바라본다.
누가 뭐라든, 나는 붉은 벽돌집이 좋다. 그 집에 가지 않으면 요즘은 마음이 산란하다. 내가 변하고 있는 증거일까?
주님 제게 믿음을 더하여 주십시오.

사랑의 어머니Pr. 권영분(아델라)
양덕주보(2013.10.13)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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