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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 사지 (易地思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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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홍보분과 댓글 0건 조회 1,177회 작성일 2013-10-1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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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진 바람과 누렇게 물든 들녘을 보며 벌써 가을의 정점에 도달해 가고 있음을 느낍니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너무 덥다고 투덜거렸건만, 시간은 우리들의 이런 투정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흐름에 묵묵히 돌아가고 있었나 봅니다.

c1d6bab8bbe7c1f83.bmp문득, 지난 봄 소극적이고 방관자인 지금의 저로 만든 한 질문이 떠오릅니다.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성당 일에 간섭합니까?’ 만약 개개인의 주관적 기준만을 앞세워 평가하고 판단하다면 누군가는 그것에 상처받고 그 속에서 벗어나고자 하지 않을까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자신의 이익에 부합한 공동체를 구성하여 각자의 역할 속에서 상부상조하며 살아갑니다. 그 중 우리는 더 많은 배려와 이해가 필요한 신앙공동체입니다.
 
 이 공동체가 원만히 굴러가기 위해서는 자기희생과 사랑을 필요로 합니다. 그러나 우리의 현실은 어떠합니까? 혹시 나 자신만의 이기심 때문에 누군가에게 잊지 못할 상처를 주고 있지는 않는지요? 많은 사람들은 상대방을 평가할 때에 말과 행동만을 보고서 판단합니다. 하지만 자신을 평가받고자 할 때에는 겉으로 드러나는 말과 행동, 내면의 모습까지 봐 달라고 하고, 그렇게 되지 않을 때에는 억울하다고 합니다. 이런 우리의 행동은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닐까요? 그런데 어떤 이는 자신의 느낌만으로도 모든 것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이것이야말로 얼마나 무서운 이기심과 교만입니까? 누군가를 겉모습만으로 바르고 정확한 판단을 할 수 있는 것, 이는 신만이 하실 수 있는 영역이라 생각합니다. 우리는 인간이기에 늘 실수를 저지르고 용서받기를 원합니다. 단지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적이 되어 비판하고 배척한다면, 이것이 과연 진심으로 우리들의 주님이신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습일까요? 주님께서는 늘 사랑을 강조하시고 직접 실천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는 주님의 사랑을 어떻게 실천해야 할까요? 저는 사랑을 ‘용서’와 삶 속에서 ‘손해’를 보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픔과 갈등은 가슴에 묻어두는 것이 아니라 ‘역지사지’로 상대편에서 함께 이해하고 아파하고자 노력할 때, 그리고 내가 가진 것을 내어주고 손해 볼 때 해결되지 않을까요? 지금부터라도 나 자신의 교만과 이기심 때문에 의견이 다른 소수의 사람들에게 상처주고 있지 않은지 반성해 보았으면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아픔을 진실한 마음으로 어루만져 줄 수 있도록 노력을 합시다.
 
나만의 이익이 아닌, 상대를 위해 진정한 배려를 할 때 우리는 주님을 하늘에서, 개개인의 기도 속에서만 아니라 우리 이웃에서 만나 뵐 수 있지 않을까요? 참으로 주님은 사랑이십니다. 우리들은 이를 항상 가슴에 새기며 공동체 속에서 서로 아끼고 배려하며 지냈으면 하는 작은 바램을 가져봅니다.

성가대 단장 문상식(그레고리오)
양덕주보(2013.10.13)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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